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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티슈, 곽티슈 – 어떻게 쓰는 것이 맞을까?

네모난 상자에 담긴 화장지를 뭐라고 부르시나요? 두루마리 휴지와 구분하기 위해 ‘화장지’라고 부르기도 하고, 대표적인 상품명으로 ‘클리넥스’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영어에서도 마찬가지로 facial tissue 내지는 Kleenex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상자 안에 든 화장지를 정확하게 지칭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 보통 ‘각티슈’나 ‘곽티슈’라고 하지요. 사전에는 없는 말이지만 상품 카테고리로서 어느 정도 한국인의 일상에 정착된 표현이 되었습니다.

그중 가장 널리 쓰이는 말은 ‘각티슈’인 것 같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 분류를 보아도 대부분 ‘각티슈’로 분류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그저 상자에 담긴 티슈를 지칭하고자 하는 목적을 생각해보면, ‘각’이라는 접두사는 좀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각’ 티슈는 ‘곽’이 잘못 변형된 것이리라 판단하고 ‘곽티슈’라고 제대로 표기하려고 애쓰는 사람들도 있지요. 그렇지만, 맞는 표기는?

갑 티슈

‘갑 티슈’라고 합니다. 상자를 뜻하는 명사로 ‘곽’이나 ‘갑(匣)’을 쓰곤 하는데요. 국립국어원에서 표준어로 삼고 있는 것은 ‘갑’입니다. 곽보다 갑이 널리 쓰이고 있어서 ‘갑’을 표준어로 제시하고 있네요. 근거가 되는 표준어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표준어 규정 제22항] 고유어 계열의 단어가 생명력을 잃고 그에 대응되는 한자어 계열의 단어가 널리 쓰이면, 한자어 계열의 단어를 표준어로 삼는다.

‘우윳곽’처럼 ‘곽’이 아직 일상에서도 많이 쓰이는 통에, ‘곽’이 생명력을 잃었다며 ‘곽 티슈’ 대신 ‘갑 티슈’를 택한 국어원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표준어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지요. 어차피 각티슈, 곽티슈가 혼재되어 쓰이고 있고, 발화자도 무엇이 맞는 표현인지 찜찜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러한 언어의 쓰임에 대해 분석하고 맞는 표현을 제시하는 것이 국어원의 역할일 것입니다. 각티슈가 표준어가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갑 티슈’라는 표현이 널리 보급되지 못한다면 아래의 표준어 규정에 따라 ‘곽 티슈’가 표준어의 지위를 차지하게 될 수도 있겠지요.

[표준어 규정 제21항] 고유어 계열의 단어가 널리 쓰이고 그에 대응되는 한자어 계열의 단어가 용도를 잃게 된 것은, 고유어 계열의 단어만을 표준어로 삼는다.

갑 화장지

그렇지만, 국어원에서 ‘갑 티슈’라는 표현을 제대로 된 단어로 인정했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갑 티슈’ 자체를 한 단어로 볼 수 없어서 띄어쓰기 규정에 맞춰 ‘갑v티슈’로 띄어 쓸 것을 제시했고, ‘티슈’라는 말도 ‘화장지’로 바꾸어 쓸 것을 권장했으니까요. 그렇다면 ‘갑 화장지?’ 너무 어색하네요.

그냥 화장실에서 쓰는 휴지는 ‘휴지’ 내지는 ‘두루마리 휴지’라고 표현하고, ‘갑 티슈’는 화장지로 대신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두루마리 휴지를 ‘화장실용 화장지’라고 표현하려니 이런 애매한 상황이 발생하니까요. 두루마리 휴지가 화장(化粧)할 때 쓰는 종이는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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