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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플리커 tablexxnx (CC BY-SA)

주차장을 보면 와이퍼가 세워져 있는 자동차를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누가 어떤 이유로 와이퍼를 세워두는 것일까요?

1. 눈이 오기 전 꼼꼼한 운전자의 습관

겨울철 실외에 있는 주차장에서 이런 광경을 본 사람이라면 와이퍼를 세워두는 것이 날씨 혹은 눈과 관련해 좋은 점이 있어서 그랬으리라고 예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정확히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눈이 내린 날 기온이 내려가면 승용차 앞 창문에 쌓인 눈이 얼게 됩니다. 그럼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와이퍼 위에 쌓인 눈의 하중이 와이퍼의 형태에 변형을 줄 수 있습니다. 와이퍼를 세워둠으로써 와이퍼의 손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 와이퍼의 힘으로 눈을 치우려 하면 모터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물론 앞 창문에 쌓인 눈을 전적으로 와이퍼의 힘에만 의존하여 치우려는 운전자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와이퍼가 내려가 있으면 와이퍼 근처의 눈을 제대로 치우기가 어렵지요. 와이퍼를 세워두면 창문에 쌓인 눈을 말끔하게 치우기도 쉽습니다.
  • 와이퍼가 눈과 함께 창문에 얼어붙을 수 있습니다. 앞 창문의 눈을 다 치운다고 하여도 와이퍼가 얼어있다면 바로 창문을 깨끗하게 닦을 수가 없습니다. 제대로 녹지 않은 상태에서 와이퍼를 작동시키면 손상이 갈 수 있으므로 일정 시간 히터를 틀어 와이퍼를 녹여주어야 하지요. 와이퍼를 세워두면 눈과 함께 와이퍼가 창문에 얼어붙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겨울날 눈 소식이 있을 때 미리 와이퍼를 세워두는 것이지요. 요즘은 와이퍼 교체 시 쉽게 할 수 있도록 와이퍼를 세워주는 ‘와이퍼 서비스 모드 (Wiper Service Position)’ 기능도 추가되는 추세이므로, 겨울철에는 시동을 끄기 전 미리 와이퍼를 세워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몹시 추운 날이 아니면 항상 이렇게 와이퍼를 세워둘 필요는 없습니다. 와이퍼 근처에 와이퍼 결빙 방지 열선이 장착된 차량이라면 금방 녹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눈이 많이 내려서 얼어붙은 날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더 낫겠지요.

2. 출장 세차 완료 표시

한겨울도 아닌데 와이퍼가 세워져 있다면? 그리고 거기가 아파트 주차장이라면? 아파트 단지에는 ‘월 세차’라고 부르는 출장 세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있습니다. 새벽에 와서 차량 외부를 닦아주는 서비스이지요. 이 경우 세차를 완료하고 나면 와이퍼를 세워두어서 세차를 마쳤다는 표시를 해두는 관례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월 세차 이용자가 많아서 아침 출근 시간 아파트 주차장에는 와이퍼가 세워져 있는 차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10여 년 전과 비교하면 출장 세차 시장은 많이 축소된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은 차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직접 세차를 하는 ‘셀프 세차족’들이 증가하였지요. 외부 세차를 해결할 수 있는 기계식 자동 세차기가 설치된 주유소가 늘어나면서 셀프 세차족이 아닌 경우에는 자동 세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어쨌든 겨울이 아닌데 와이퍼가 세워진 차량이 보인다면, 그 주차장에서 출장 세차가 가능하다고 유추해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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