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이 글은 인페르노 특집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아야 소피아: 거룩한 지혜의 사원에서 엔리코 단돌로의 무덤을 찾다
베네치아에서 이스탄불로
랭던 일행이 탄 수송기가 베네치아에서 이스탄불을 향해 직선으로 날았다면 지도 위의 화살표의 경로를 날았을 것이다. 세계보건기구의 사무총장이 동승한 비행기가 비상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비행하는 것이니 항공로에 제한을 받지 않고 직선으로 날았을 수도 있었겠다.
보스포루스 해협 The Bosphorus waterway
보스포루스는 이스탄불을 둘로 갈라놓고 있는 해협이다. 이 해협은 ” 이 도시에 해안선을 확보해줄 뿐만 아니라, 지중해와 흑해 사이에 선박 통행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이스탄불을 두 세계의 정거장으로 우뚝 서게 해주었다.” (Chapter 85, p. 376. / 역서 2권 238쪽)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보스포루스는 이스탄불을 둘로 쪼개놓은 거대한 흉터처럼 보였다.” (Chapter 84, p. 376. / 역서 2권, 238쪽)
위의 항공 사진에서 양쪽의 육지 사이에 있는 물길이 보스포루스 해협이고 윗쪽 바다가 흑해, 아래쪽 바다는 미르마라해이다. 왼쪽의 육지는 유럽 대륙의 끝자락이고 오른쪽의 육지는 아시아 대륙의 끄트머리.
이스탄불 Istanbul
옛 비잔틴의 수도. 반대되는 두 개의 힘이 공존하는 분단의 세계. 동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였다가 1453년 술탄 메흐메트 2세가 이 도시를 점령하면서 이스탄불로 이름이 바뀌고 오스만 제국의 수도가 되었다. 1923년 이후로는 터키 공화국의 수도.
“독실한 자들과 세속적인 자들,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 . . . . 유럽과 아시아에 양다리를 걸친 지정학적 조건 때문에 이 고대의 도시는 말 그대로 구세계와 . . . 그보다 더 오래된 세계를 연결하는 가교와도 같은 역할을 했다.” (Chapter 84, p. 375. / 역서 2권 236-237쪽)
랭던 일행이 탄 수송기는 이스탄불 서쪽에 있는 아타튀르크 공항을 향해 접근한다.
아타튀르크 공항 Atatürk Airport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이 공항에는, 독립전쟁에서 그리스를 격퇴한 뒤 터키 공화국을 세우고 초대 대통령이 되었던 케말 아타튀르크를 기념하여 그의 이름이 붙었다. “아타튀르크”라는 이름은 “터키의 아버지”라는 뜻을 가진 말로 터키 국회가 1934년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에게 수여한 경칭이다. 이 경칭은 받은 뒤 케말은 케말 아타튀르크로 불리었다.
랭던 일행은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밴을 타고 이스탄불의 중심으로 달린다. 목적지는 베네치아의 변절한 총독 엔리코 단돌록의 무덤이 있는 아야 소피아.
구글 지도를 이용해 출발지 아타튀르크 공항, 목적지 아야 소피아로 해서 길찾기를 해보면 위와 같은 코스가 안내된다. 케네디 애비뉴라는 이름이 붙은 해안 도로를 이용하면 거리가 약 20.9킬로미터, 자동차로 약 30분 내외의 거리이다. 아야 소피아는 도심에 위치해 있다.
케네디 애비뉴 Kennedy Caddesi / The Kennedy Avenue
이스탄불의 시르케지 구에서 시작하여 아타튀르크 공항에 이르는 해안 도로. 케말 아타튀르크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던 미국의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이름이 붙었다. 랭던은 소설에서 이 해안도로가 16킬로미터에 이른다고 말하고 있는데 위키피디아에는 13킬로미터라고 되어 있다.
[ 사진 출처: harindabama.com] “랭던은 . . . 이 해안 도로가 유럽에서 제일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라고 생각하는 쪽이었다 . . . 아름다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 케네디 애비뉴는 멋진 숲과 역사 유적지를 두루 거치며 예니카피 항구를 지난 다음, 도시의 경계와 보스포루스 해협 사이를 지나 북쪽으로 골든 혼까지 이어져 있었다.” (Chapter 85, p. 380 / 역서 2권 246쪽)
피터르 브뤼헐(Pieter Bruegel the Elder)의 <죽음의 승리(Triumph of Death)>
랭던은 조브리스트가 이스탄불을 왜 대유행병을 퍼뜨릴 장소로 선택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이스탄불은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곳이자 세계의 교차로이기 때문이다. 랭던에게 무시무시한 전염병으로 폐허가 된 바닷가의 황량한 풍경을 그린 브뤼헐이 그림 <죽음의 승리>가 떠오른다. (Chapter 85, p. 382 / 역서 2권 249쪽)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피터르 브뤼헐은 15세기의 플랑드르 화가이다. (주: 이 화가는 우리나라에서 “브뤼겔”로 더 알려져 있다. 영어식 발음을 그대로 표기한 것이다. 국립국어원 외래어표기법 용례에 따르면 “피터르 브뤼헐”이라 표기해야 하고 역서도 이 표기법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에서는 브뤼겔, 브뢰겔, 브뢰헬 등 여러 가지 표기가 사용되고 있다.)
블루 모스크 The Blue Mosque /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 Sultan Ahmed Mosque
토룬 애비뉴로 돌아서니 랭던의 눈에 거대한 사원의 모습이 들어온다. “블루 모스크”이다. “블루 모스크”란 이름은 내벽을 장식하는 파란 타일에서 비롯한 별칭이고 정식 이름은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이다. 터키어로는 Sultan Ahmed Camii. 1609-1616년 오스만 제국의 술탄 아흐메트 1세 때 지어진 사원이다.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블루 모스크의 특이한 발코니 달린 첨탑이 디즈니월드에 있는 신데렐라 성의 원조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있다.” (Chapter 85, p. 383 / 역서 2권 249쪽)
술탄아흐메트 공원 Sultanahmet Park
블루 모스크와 아야 소피아의 중간 지점에 자리잡고 있어 두 명소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한 공원이다.
“차에서 내린 신스키와 브뤼더와 랭던은 공원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 . 이윽고 나무들 사이를 빠져나오자 공원 한복판에 자리한 둥그런 연못이 나타났다. 랭던은 시야가 트인 곳으로 나오며 동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하기야 소피아.'” (Chapter 85, p. 383 / 역서 2권 250-251쪽)
아야 소피아 / 하기아 소피아 Hagia Sophia
“그것은 건물이 아니라 . . . 차라리 하나의 산이었다.” (Chapter 85, p. 383. / 역서 2권 251쪽)
“거대한 은회색 중앙 돔이 주위를 둘러싼 다른 건물들 이에 턱 얹혀 있는 느낌이었다. 각각 한 개의 발코니와 뾰족한 은회색 꼭대기를 가진 네 개의 첨탑이 건물 가장자리에서 우뚝 솟아 있었는데, 중앙 돔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그것들이 같은 건물의 일부분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Chapter 85, pp. 383-384. / 역서 2권 251쪽)
[인페르노] 한국어 번역은 이곳을 “하기아 소피아”라고 표기하고 있다. 이 명칭은 그리스어로 “거룩한 지혜”를 뜻하는 말에서 나왔는데 라틴식 표기로 Hagia Sophia가 되었다. 터키어 표기는 Ayasofia이고 발음은 “아야소피아”이다. 일관성을 가지려면 현지 발음으로 표기해야 할 것 같다.
이 건축물은 현재 박물관이 되어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사원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이다. 이스탄불이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였던 537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이 건물을 완공하여 동방 정교의 대성당으로 삼았다. 그러나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트 2세가 1453년에 콘스탄티노폴리스를 함락한 뒤로 그는 이 건물을 이슬람의 사원으로 사용하였다. 종교 갈등을 피하기 위해 이 건물을 박물관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터키가 공화국이 된 뒤인 1935년부터이다.
이 건물을 완공하고 나서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자랑스럽게 “솔로몬 내가 당신을 뛰어넘었소!”하고 외쳤다고 한다.
세정(洗淨)의 샘 Sadrivan / The Fountain of Ablutions
랭던 일행이 박물관 직원과 만나기로 한 장소는 사람들이 기도를 드리기 전에 몸을 씻는 의식을 행하던 아름다운 격자 무늬 우물 지붕이 있는 곳이었다. (Chapter 87, p. 390 / 역서 2권 258쪽)
아야 소피아 박물관 앞에 있는 “세정의 샘”.
아야 소피아의 배랑(拜廊) Hagia Sophia’s narthex
랭던 일행은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그들이 들어선 곳은 기독교 교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종의 대기실이었다. 랭던은 이곳을 “성스러운 곳과 세속적인 곳 사이의 건축적 완충 지대”라고 생각한다. (Chapter 87, p. 391. / 역서 2권 260쪽)
아야 소피아의 내배랑 Esonarthex
랭던 일행이 배랑을 가로질러 한 쌍의 문을 통과해 들어서니 거기에 또 하나의 배랑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아야 소피아의 본당이 이중의 방어막으로 바깥 세상과 차단되어 있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그곳은 내배랑이었다. 내배랑은 외배랑에 비해 훨씬 더 화려하다.
황제의 문 The Imperial Doorway of Hagia Sophia
랭던 일행은 황제의 문을 통과 안으로 들어간다. 이 문은 비잔틴 시대에 황제만이 통과할 수 있었다고 한다.
팬토크레이터 그리스도 The Pantocrator Christ
랭던은 황제의 문 위에 장식된 모자이크가 맘에 들었다. “9세기에 제작된 이 모자이크는 펜토크레이터(예수를 우주 전체의 전지전능한 지배자로 표현한 예술 작품 – 옮긴이) 그리스도를 묘사했는데, 왼손에는 신약성격을 들고 오른손으로 축복을 내리는 모습이다”. (Chapter 87, p. 391. / 역서 2권 261쪽)
아야 박물관 내부
” . . . 랭던은 시선을 들어 무려 45미터가 넘는 높이에서 바닥을 내려다보는 황금색 돔을 올려다 보았다. 마흔 개의 서까래가 돔의 구심점에서 마치 햇살처럼 뻗어 나와, 둥글게 배치된 마흔 개의 아치형 창문으로 이어진 형태였다.” (Chpater 88, p. 393. / 역서 2권 264쪽)
아야 소피아의 중앙 제단. “거기에는 높이 솟은 예수의 모자이크를 마호메트와 알라의 이름을 화려한 필기체의 아라비아어로 써 넣은 두 개의 거대한 원반이 받치고 있는 구조물이 있었다.” (Chapter 88, p. 394. / 역서 2권 265쪽) 그런데 “예수”의 모자이크가 아니라 성모와 아기 예수의 모자이크가 아닌가 모르겠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가 그린 아야 소피아. “랭던은 이 본당의 분위기를 가장 정확하게 포착한 유일한 그림이 바로 존 싱어 사전트의 작품이라고 믿었다. 이 미국 화가가 하기아 소피아의 본당을 화폭에 담기 위해 사용한 팔레트에는 단 한 가지 색깔의 물감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Chapter 88, p. 393. / 역서 2권 264쪽)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 . . 돔 꼭대기에서 직선으로 늘어뜨린 기다란 케이블들이 수많은 샹들리에를 붙잡고 있다. 이 케이블들은 아주 낮은 데까지 드리워져 키가 큰 방문객들은 혹시 머리를 찧을까 봐 몸을 웅크리게 되는데, 이것은 워낙 넓은 공간이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착시 현상일 뿐이어서 실제로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는 높이는 바닥에서 최소 3.5미터가 넘는다.” (Chapter 88, p. 393. / 역서 2권 264쪽)
미흐라브를 응시하는 <성모와 아기 예수>
“미흐라브”란 이슬람 사원에서 메카 방향을 가리키는 반원형 벽감을 의미한다. 성모와 아기 예수 모자이크가 미흐라브를 응시하고 있는 듯하다.
뮈에진 마흐필리 müezzin mahfili
“뮈에진”이란 이슬람 사원에서 기도 시간을 알리는 사람을 뜻한다. 그리고 “뮈에진 마흐필리”란 예배 지도자인 “이맘(imam)”이 기도를 할 때 뮈에진이 무릎을 꿇고 후창을 하는데 단을 말한다. 이 단은 “이맘”이 예배를 주관할 때 사용하는 단 “민바르(minbar)” 맞은편에 있다.
아야 소피아의 뮈에진 마흐필리.
랭던 일행은 그들을 안내하는 박물관 직원에게 단돌로의 묘소를 보고싶다고 말한다. 박물관 직원 미르사트는 랭던이 정말로 보고 싶어하는 것은 단돌로 무덤 옆에 있는 “디시스 모자이크”라고 생각한다. 그는 랭던 일행을 이층으로 안내한다. 단돌로 묘소가 지하에 있다고 생각했던 랭던 일행은 놀란다. 조브리스트의 동영상은 물에 잠긴 지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랭던 일행은 미르사트의 안내를 받아 아야 소피아 내부를 둘러본다. 브뤼더가 엔리코 단돌로의 묘로 안내해 달라고 하자 미르사트는 의아하게 생각하며 아래층이 아닌 이층으로 안내한다. (Chapter 88, p. 396. / 역서 2권 267쪽)
디시스 모자이크 The Deësis mosaic
“미르사트가 또다시 디시스 모자이크에 대해 열변을 토했지만, 랭던의 귀에는 한마디도 들어오지 않았다.” (Chapter 89, p. 397. / 역서 2권 270-271쪽)
“디시스(Deësis or Deisis)”란 그리스어로 “간청”이란 뜻을 가진 말이다. 비잔틴 예술과 동방정교 예술에서 이 말은 성모와 세례 요한이 인류를 위해 간청하는 모습을 묘사한 성화를 일컫는다. 1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디시스 모자이크는 아야 소피아에서 최고의 걸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모자이크의 아래 부분이 심하게 훼손되었다.
단돌로의 무덤 Dandolo’s tomb
랭던의 관심사는 오직 단돌로의 무덤에 있었다. 단돌로의 무덤은 디시스 모자이크 바로 옆에 있다. 얼른 눈에 띄지 않는다.
랭던은 마침내 단돌로 무덤 앞에 선다.
“직사각형의 하얀 대라석이 반짝거리는 바닥에 얹혀 있고, 그 앞에는 관광객의 접근을 막는 줄이 가로지르고 있었다.” (Chapter 89, p. 397. / 역서 2권 271쪽)
단돌로의 무덤임을 알려주는 표지판.
“헨리쿠스 단돌로.” 바닥에 새겨진 글은 라틴어이다. HENRICUS DANDOLO.
랭던은 무덤 앞에 무릎을 꿇는다. “금박 입힌 거룩한 지혜의 무세이온 안에 무릎을 꿇고, 그대의 귀를 바닥에 대어, 떨어지는 물소리에 귀를 귀울이라”라는 조브리스트의 지시를 따르기 위해서이다. 물소리가 들려온다. 랭던은 미르사트에게 단돌로의 무덤 아래에서 흐르는 물이 어디로 흘러가느냐고 묻는다.
미르사트는 아야 소피아의 모든 물은 이 도시의 저수조로 흐른다고 대답한다. 저수조는 동쪽으로 한 블록 떨어져 있다. “예레바탄 사라이”라고 불린다. “물에 잠긴 궁전”이라는 뜻이다. 조브리스트는 “물에 잠긴 궁전 속으로 깊숙히 들어가라”고 말했었다. 랭던은 이 저수조가 그들의 최종 목적지임을 깨닫는다.
[인페르노] 투어: 로버트 랭던이 갔던 길을 따라가 보다
인페르노 투어 01: 피렌체 아르노 강, 바디아 교회
인페르노 투어 02: 피렌체 포르타 로마나
인페르노 투어 03: 피렌체 보볼리 정원
인페르노 투어 04: 피렌체 바사리 통로, 시뇨리아 광장
인페르노 투어 05: 피렌체 베키오 궁전
인페르노 투어 06: 피렌체 단테 교회와 두오모 광장
인페르노 투어 07: 피렌체 산 조반니 세례당
인페르노 투어 08: 베네치아 대운하
인페르노 투어 09: 베네치아 산 마르코 광장
인페르노 투어 10: 베네치아 산 마르코 대성당
▶ 인페르노 투어 11: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
인페르노 투어 12: 이스탄불의 예레바탄 사라이
인페르노 투어 13: 이스탄불의 스파이스 바자르, 갈라타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