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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이 글은 인페르노 특집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두오모 광장의 산 조반니 세례당: 사라진 데드마스크를 찾아 (2)

 

두오모 광장 Piazza del Duomo

두오모(duomo)란 이탈리아어로 대성당(cathedral)을 뜻한다. “대성당”이란 주교가 관장하는 교구 내의 중심 성당을 말한다. 따라서 이곳 말고도 모든 교구마다 두오모가 있기 마련이다. 두오모 광장(Piazza del Duomo)은 두오모 주변의 넓은 공간을 말하는데 이런 이름의 장소도 도시마다 있다. 하지만 피렌체의 두오모와 두오모 광장이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두오모 광장의 중심 건물은 두오모와 종탑과 세례당이다. 이탈리아의 두오모에는 모두 종탑과 세례당이 딸려 있다.


 

두오모 Il Duomo

피렌체의 대성당, 두오모의 정식 이름은 “Basilica di Santa Maria del Fiore(꽃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으로 그 규모가 유럽에서 네 번째로 크다. 이 두오모는 부르넬레스키의 쿠폴라(Cupola del Brunelleschi)로 유명하다. “쿠폴라”란 두오모의 둥근 지붕(dome)을 말한다. 필리포 부르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가 당시로서는 세계 최대의 규모로 알려진 대역사를 맡아 돔을 완성하였다.

“일 두오모는 . . . 피렌체의 영적 중심지이자 수많은 드라마와 음모의 중앙 무대로서 여러 세기에 걸쳐 남다른 명성을 쌓아왔다” (Chapter 53, p. 231 / 역서 2권 6쪽)

랭던은 두오모의 쿠폴라를 올라갔던 일을 회상한다.

두오모의 쿠폴라는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이런 돌 계단이 나선형으로 끝없이 이어져 있다. 계단 수가 무려 463개. 쿠폴라로 올라가려는 관광객들이 늘 많기 때문에 한 번 이 돌계단에 올라서면 올라가다 힘들어도 사람들에 밀려 쉬어 가기도 어렵다. 올라가기 전에 감당할 수 있는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올라가는 계단과 내려오는 계단은 달라 다행히 오르내리는 사람이 부딪힐 일은 없다.

쿠폴라 내벽에 그려져 있는 바사리의 <최후의 심판>.

쿠폴라에 오르는 길에 중간 발코니에서 잠시 쉬어 대성당의 아래 층 홀을 내려다 보면 저 멀리 개미들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이 규모의 거대함에 새삼 놀라게 된다.

“최후의 심판”의 부분. 지옥에 떨어지고 있는 사람들이 묘사되어 있다.

<최후의 심판>. 지옥에 떨어지는 사람을 잡아먹고 있는 사탄.

 

쿠폴라에서 내려다 본 조토의 종탑.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있었던 일본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배경은 피렌체였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두오모의 쿠폴라는 영화에서 아주 중요한 장소로 나온다.

두오모의 남쪽 편 길 건너 건물에 두오모의 건축과 관계된 두 인물의 조각상이 있다. 왼쪽의 조각상은 두오모를 처음 설계한 아르놀포 디 캄비오(Arnolfo di Cambio)이고 오른쪽의 조각상은 쿠폴라를 완성한 필리포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

필리포 브루넬레스키의 조각상. 건너편 자신의 작품을 흡족한 듯 바라보고 있다.

두오모 광장 주변에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거리의 화가들이 많다. “랭던은 어린 시절의 미켈란젤로가 이젤을 세웠을 바로 그 자리에서 이런 그림들이 그려진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다.” ( Chapter 53, p. 233 / 역서 2권 8쪽)

 


 

조토의 종탑 Giotto’s Bell Tower

두오모 광장에 들어서면 먼저 시야를 압도하는 것은 거대한 쿠폴라를 가진 대성당의 위용이지만 그와 함께 눈에 띄는 것은 높이 솟은 조토의 종탑이라 해야 할 것이다.

화가 조토(Giotto di Bondone, 1266-1337)가 설계한 이 거대한 사각형 첨탑은 높이가 거의 90미터에 이른다.


 

성 조반니 세례당 Battistero di San Giovanni / Baptistry of San Giovanni

조토의 종탑 아래를 돌아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두오모의 정문 앞의 확 트인 광장이 나온다. 광장을 사이에 두고 대성당의 정문 맞은편에 산 조반니 세례당이 자리잡고 있다. “산 조반니”는 우리말로 하면 “성 요한”이다. 이 세례당은 세례 요한(St. John the Baptist)에게 봉헌한 건물이다. 단테는 이곳에서 세례를 받았다. [신곡] 인페르노 편 14곡 16-18행에 그 사실이 언급되어 있다.

랭던은 이그나치오가 죽기 전에 단테의 데드마스크를 바로 이 세례당 안에 숨겼으리라고 확신한다.

세계 어디에서나 세례당의 형태는 팔각형이다. 기독교에서 8이라는 숫자는 재탄생과 재창조를 의미한다. 창조주가 엿새 동안 하늘과 땅을 만든 다음 하루를 쉬고 여덟째 날에 세례를 통해 기독교인들을 재탄생하게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는 상징이다. (Chapter 53, p. 233 / 역서 2권 8-9쪽)

로렌초 기베르티(Lorenzo Ghiberti)가 20년이 넘는 세월에 걸쳐 완성하였다는 산 조반니 세례당의 금박 입힌 청동문. 미켈란젤로는 이 문이 “천국의 문”으로서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답다고 극찬했다. 관광객의 출입은 뒤쪽에 있는 다른 문으로 이루어진다.

<천국의 문>은 구약에 나오는 중요한 장면들을 묘사한 열 개의 사각형 패널로 구성되어 있다.

10개의 패널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패널은 왼쪽 줄 위에 세 번째 칸의 야곱과 에서를 그린 패널이다. 랭던은 이 그림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길베르티의 서명이 그 그림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세례당 안의 모습.

세례당 천정의 모자이크 그림들. 천정 한 가운데 채광창이 있다. 팔각형 천정에는 6개의 동심원 안에 성경의 장면들이 묘사되어 있다. 단테의 [신곡]에서 묘사된 장면들과 비슷하다. 단테 알리기에리도 어렸을 때 이 모자이크를 보았다. 랭던은 단테가 이 천정에서 영감을 받았으리가 생각한다.

“중앙 제단 바로 위로 8.2미터에 달하는 예수 그리스도가 구원받은 자와 저주받은 자들을 굽어보는 권자에 앉아 있다.” (Chapter 55, p. 239 / 역서 2권 18쪽)

뿔달린 사탄이 사람을 머리부터 집어삼키고 있는 모습. 랭던은 이 그림이 [신곡]의 지옥의 마지막 원에 등장하는 사탄의 생생한 묘사에 영감을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랭던은 이그나치오가 데드마스크를 감추어두었을 만한 곳을 찾다가 방 한켠에 세워진 조그만 제단 같은 것을 발견한다. 그는 그것이 바로 단테가 세례를 받았던 세례반임을 직감한다. 랭던이 세례반 위에 놓인 나무 뚜껑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니 어둠 속에서 단테의 데드마스크가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랭던과 시에나는 마침내 데드마스크의 뒷면에 적혀 있는 글을 찾아낸다. 조브리스트의 메시지임이 분명했다. 랭던은 그 메시지에 들어 있는 말들이 베네치아와 관련된 것들임을 알아낸다. 그는 베네치아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럴 즈음 세례당 안으로 한 남자가 들이닥친다. 그는 자신이 랭던을 피렌체로 데려온 세계보건기구 소속의 닥터 페리스라고 설명하고 기억을 잃은 랭던에게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준다. 그는 조브리스트의 메시지가 베네치아와 관련이 있다는 말을 듣자 당장 베네치아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일행은 세례당을 나와 닥터 페리스가 부른 피아트 세단을 타고 판자니 가(Via dei Panzani)를 달려 산타 마리아 노벨라(Santa Maria Novella) 기차역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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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 (Santa Maria Novella train station)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은 두오모에서 별로 멀지 않다. 걸어서 10분, 차를 타면 5분 정도의 거리이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아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에서 기차를 타면 베네치아까지 두 시간이면 간다.

랭던 일행이 탄 이탈리아 고속열차 “프레차르젠토(FRECCIARGENTO)”. 시속 250km로 달린다.


 

피렌체에서 베네치아까지

베니치아는 피렌체의 북동쪽, 고속열차로 2시간, 승용차로 2시간 40분 거리에 있다.


 

[인페르노] 투어: 로버트 랭던이 갔던 길을 따라가 보다

인페르노 투어 01: 피렌체 아르노 강, 바디아 교회
인페르노 투어 02: 피렌체 포르타 로마나
인페르노 투어 03: 피렌체 보볼리 정원
인페르노 투어 04: 피렌체 바사리 통로, 시뇨리아 광장
인페르노 투어 05: 피렌체 베키오 궁전
인페르노 투어 06: 피렌체 단테 교회와 두오모 광장
 인페르노 투어 07: 피렌체 산 조반니 세례당
인페르노 투어 08: 베네치아 대운하
인페르노 투어 09: 베네치아 산 마르코 광장
인페르노 투어 10: 베네치아 산 마르코 대성당
인페르노 투어 11: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
인페르노 투어 12: 이스탄불의 예레바탄 사라이
인페르노 투어 13: 이스탄불의 스파이스 바자르, 갈라타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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