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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키오 궁전 Palazzo Vecchio

[참고] 이 글은 인페르노 특집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베키오 궁전: 옛 궁전에서 위기를 넘기고 비밀통로로 빠져나오다

랭던과 시에나는 바사리 통로의 끝에 있는 베키오 궁의 작은 방에 도착한다. 바사리의 그림이 걸려 있는 오백인의 방으로 가려면 궁전의 안마당을 건너 주랑 현관과 연결된 복도로 가야 한다.


 

베키오 궁전 Palazzo Vecchio

Palazzo Vecchio는 “오래된 궁전”, 또는 “옛 궁”이라는 뜻의 말이다. 1299년에 지어진 이 궁은 원래 Palazzo dei Priori, 혹은 Palazzo della Signoria라고 불렸다. 이후 수 세기에 걸쳐 증축과 개축이 이루어져 변화를 겪다가 메디치 가의 코시모 1세에 의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1550년 메디치 가가 그들의 거처를 피티 궁(Palazzo Pitti)으로 옮긴 뒤로는 “옛 궁”이라는 뜻의 Palazzo Vecchio라고 불리게 된다. 이 궁은 오랜 동안 피렌체 정부의 관청으로 사용되어 오다가 1871년부터는 피렌체의 시청사가 되었다.

베키오 궁전은 미로와 같은 구조와 수많은 방들과 구획, 테라스, 안뜰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든 방들이 조르조 바사리, 미켈란젤로, 도나텔로, 미켈로조 등과 같은 유명한 미술가들의 예술품들로 장식되어 있다.

궁의 1층에 오백인의 방, 프란체스코 1세의 서재와 같은 유명한 방들이 있고, 1층과 2층 사이의 중간층에는 코시모 1세의 어머니와 어린 왕자들이 살았던 방이 있다. 좀 더 사적인 공간으로 사용되었던 2층에는 코시모 공작 부인이 살았던 방들과 비안카 카펠로 공작 부인의 서재, 그리고 지도의 방 등이 있다.

베키오 궁전은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개방되는데 목요일만은 오전만 개방된다. 프란체스코 1세의 서재는 오후에만 관람이 가능하고 비밀통로와 소피타(다락)은 가이드 안내에 따른 예약 관람만이 가능하다.


 

오백인의 방 Salone del Cinquecento / The Hall of the Five Hundred

랭던과 시에나는 궁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인 것처럼 태연하게 주랑 현관을 통과한 뒤 청소하는 직원을 속이고 “오백인의 방”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한다. 그곳에 그들이 찾는 바사리의 그림이 걸려 있다.

“오백인의 방”은 피렌체 공화국 대평의회의 회의실이었다.

평의회 의원 500인이 모이는 장소라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1494년에 만들어졌는데 댄 브라운은 이 방이 당시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방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코시모 1세는 나중에 조르조 바사리를 시켜 이 방을 더 키우고 장식을 새롭게 고치게 한다. 바사리는 천정을 높여 사방에서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하여 방 안의 예술품들이 더 잘 보이도록 하였다.

이 방은 천정과 벽들이 온통 그림들로 덮여 있고 양쪽 벽 아래에는 조각품들이 줄지어 서 있다. 천정 아래 창들로 햇빛이 비쳐들고 있지만 방이 아주 밝은 것은 아니다. 천정이나 벽 쪽에 인공조명을 설치할 공간이 없어 조각품들이 늘어서 있는 벽 아래 쪽은 상대적으로 어두운 편이다. 따라서 조각품 아래쪽에 조명등이 두 개씩 붙어 있다.

이곳에서는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아래 사진은 명도를 약간 높여 발코니 높이에서 찍은 “오백인의 방.”

[사진 출처: 위키미디아]

랭던과 버옌다가 모두 망칙하다고 생각한 조각상 <헤라클레스와 디오메데스(Hercules and Diomedes)>. 조명이 아래쪽에서 위로 향해 있어 사진을 찍으면 조금 기괴하게 보인다.

미켈란젤로의 조각 <승리의 천재(Michelangelo’s Genius of Victory)>. 미켈란젤로가 애틋하게 사랑했던 청년 토마소 데이 카발리에리의 모습을 묘사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원래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무덤을 장식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랭던이 찾는 바사리의 그림이 위 사진의 왼쪽 벽에 걸려 있다.

랭던이 해독한 수수께끼와 같은 말이 숨겨 있는 바사리의 벽화 <마르시아노 전투(Vasari’s Battle of Marciano)>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그림을 정면에서 찍은 것.

이 작품은 바사리가 메디치 가의 코시모 1세를 위해 그린 것으로 메디치 가가 승리했던 1554년의 마르시아노 전투를 묘사한 것이다. 피렌체는 시에나 공국을 상대를 한 이 전투에서 승리하여 시에나를 얻는다. 이 그림의 윗 부분 가운데 초록 깃발을 든 시에나 군들이 보이는데 이 깃발 가운데 하나에 CERCA TROVA라는 말이 쓰여 있다.

CERVA TROVA라는 말은 성경에 나오는 “구하라, 그러면 찾을 것이다(seek and ye shall find)”라는 말을 이탈리아어로 옮긴 것이다. 시에나 군의 깃발에 새겨진 이 문구는 맨눈으로 봐서는 볼 수 없고 쌍안경으로 보아야만 보인다.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로 해상도를 높여 홀 바닥에서 이 작품을 찍은 다음 카메라 모니터로 이미지를 확대해 보면 위 사진에서처럼 희미하게나마 이 글자를 볼 수 있다. 랭던은 이 그림에서 무언가 찾아내기를 기대하였지만 아무 단서도 찾아내지 못한다.


 

로 스투디올로 Lo Studiolo

바사리의 벽화를 보고 있던 랭던은 무언가 생각난 듯이 방을 가로질러 바사리 벽화 맞은편에 있는 조그만 유리문 앞으로 달려가 그 안을 들여다 본다. 그 안에 “로 스튜디올로”라고 불리는 조그만 방이 있다. “로 스투디올로”는 이탈리아 말로 “서재”를 뜻한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로 스튜디올로”는 바사리가 설계한 프란체스코 1세의 비밀 서재인데 창문이 없고 천정은 둥근 모양으로 되어 있어 내부가 마치 보물상자 안 같은 느낌을 준다. 벽과 천정이 온통 그림들로 장식되어 있다. 여기에는 <이카루스의 추락>, <인생의 우화>, <푸로메테우스에게 눈부신 보석을 선물하는 자연> 등의 그림들이 포함되어 있다. 랭던이 이 방을 들여다 본 것은 몇 년 전 이 방에 전시된 적이 있는 조각품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진실은 오로지 죽음의 눈을 통해서만 발견될 수 있다.” (Chapter 36, p. 154. / 역서 제36장, 250쪽)

이 방에 데이미언 허스트(Damien Hirst)의 <하느님 맙소사(For the Love of God)>라는 작품이 전시된 적이 있었다. 백금으로 만든 사람 해골에 8천 개의 금강석을 박은 조각품이다. 랭던은 “죽음의 눈”이 가리키는 것이 혹 이 해골이 아닌가 생각한다. (주: 이 작품의 제목 For the Love of God은 영어에서 놀라움이나 짜증, 또는 간절한 부탁을 나타내는 감탄사로 쓰이는 말인데 종교적 기원을 가진 말로 원래는 하느님의 사랑을 기원하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작가는 영어의 감탄사에서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의 제목을 붙였지만 “하느님의 사랑을 위해서”라는 이 어구의 문자적 의미도 동시에 함축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단테의 데드마스트 Dante’s Dead Mask

랭던은 “죽음의 눈”이라는 말이 허스트의 해골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단테의 데드 마스크와 관련된 말임을 나중에야 깨닫는다. 랭던은 자기를 알아보는 베키오 궁의 문화예술 담당관 마르타 알바레즈의 안내를 받아 오백인의 방 위층으로 간다. 그곳에 단테의 데드 마스크가 전시되어 있는 방이 있다.

단테의 데드 마스크는 나무 서랍장 같은 것 위에 전시되어 있다. 마스크는 조그만 진열장 안에 들어 있는데 이야기만 듣고 처음 본 사람은 그것의 뜻밖의 빈약함에 놀라게 된다.

옆에서 본 단테의 얼굴. 상상했던 것보다 얼굴이 작다. 매부리코에 마른 편이다.

소설에서는 이 진열장 안에 들어 있어야 할 단테의 데드 마스크가 깜쪽같이 사라지고 없다. 랭던은 전날 저녁 데드 마스크를 훔쳐 간 혐의로 받아 붙잡히게 된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랭던은 자신의 전날 밤 이곳을 방문했다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지도의 방 Hall of Geographical Maps

박물관의 비디오 통제실에 붙잡혀 있던 랭던과 시에나는 꽤를 써서 경비원들을 속이고 달아난다. 시에나에 이끌려 박물관의 출입구 쪽으로 달아나던 랭던은 복도가 교차하는 곳에서 멈춰 잠시 서더니 막다른 곳의 한 방으로 뛰어들어간다. “지도의 방”이다.

원래 이 방은 대공이 사용하는 물건들을 보관해 두는 물품 보관실이었다고 한다. 사방 벽에 벽장들처럼 보이는 것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오늘날에는 그 벽장들의 문에 지도들이 붙어 있다. 1550년대에 알려져 있던 세계의 모습을 손으로 직접 그린 53장의 지도가 붙어 있다고 한다.

지도의 방 한 가운데에는 “마파 문디(Mappa Mundi)”라고 불리는 지구본이 놓여 있다. “마파 문디”는 “세계지도”라는 뜻을 가진 말이다. 6피트 높이의 거대한 지구본인데 손가락으로 슬쩍만 건드려도 잘 돌아간다. 오늘날 이곳은 박물관 관람 코스의 종착지가 되어 있다. 베키오 박물관의 수많은 전시실을 통과해 여기까지 온 관람객들은 이 지구의를 돌아서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아르메니아 지도를 발견한 랭던은 지도의 나무틀을 잡아당긴다. 그러자 문이 열리고 비밀 통로의 입구가 드러난다.

저 가운데 하나의 문이 비밀 통로의 입구이다.

관광객들은 그 비밀 통로를 구경할 수 없다. 이 방을 지키는 직원이 관광객들을 위해 어느 문을 열어 보여 주었다. 그런데 그 문은 아르메니아 지도 뒤에 있는 문은 아니었다.


 

라 소피타 La Soffitta

랭단과 시에나는 지도의 방에서 아르메니아 지도 뒤에 있는 비밀 문을 통해 베키오 궁과 오백인의 방의 천정 사이에 있는 다락으로 올라간다. “La Soffita”는 “다락(garret)”을 뜻하는 이탈리아 말이다. 랭던은 다락의 들보를 건너 반대편으로 넘어가면 아테네 공작의 계단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 출처: infernoflorencetour.com]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바사리가 그린 오백인의 방 천정의 <코시모 1세의 아포테오시스(The Apotheosis of Cosmo I)>. “Apotheosis”라는 말은 누구인가를 “신격화”한다는 말이다. 랭던은 천정 위 다락에서 이 그림 위를 통과한다. 나중에 랭던과 시에나를 추격해 다락에 올라간 버옌다가 시에나의 공격을 받고 이 그림 위로 떨어진다. 버옌다는 그림의 캔버스를 찢으면서 오백인의 방 바닥으로 추락하여 죽고 만다.


 

아테네 공작의 계단 The Duke Athens Stairway

“라 소피타” 다락을 건넌 랭던과 시에나는 마침내 아테네 공작 계단을 발견한다.

아테네 공작 계단은 1342년부터 1343년까지 피렌체의 통치를 맡았던 아테네 공작 Walter VI of Brienne이 “팔라쪼 델라 시뇨리아”(베키오 궁의 원래 이름)를 증개축하면서 만들었던 비밀 계단이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내려갈수록 계단은 심하게 좁아진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마지막까지 내려가자 밖으로 나가는 육중한 나무문이 보인다.

이 쪽문이 아테네 공작의 비밀계단을 통해 건물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문이다. 랭던과 시에나는 이 문을 통해 건물 밖으로 탈출한다. 동행했던 관광객을 문 앞에 세워 랭던의 흉내를 내보게 하고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아테네 공작 계단을 통해 베키오 궁을 빠져 나오면 밖은 “비아 델리 니나”, 곧 니나 거리이다.


 

니나 거리 Via della Ninna

자건거들이 늘어서 있는 왼쪽의 돌 건물이 베키오 궁이고 큰 문 옆의 작은 쪽문이 랭던 일행이 건물을 빠져나온 문이다. 앞으로 바라다 보이는 좁은 거리가 니나 거리인데 이 길을 올라가다 왼쪽으로 꺾으면 레오니 거리이고 레오니 거리를 따라 북쪽으로 조금 가면 단테의 길을 만나게 된다. 더 올라가면 두오모가 나온다.


 

[인페르노] 투어: 로버트 랭던이 갔던 길을 따라가 보다

인페르노 투어 01: 피렌체 아르노 강, 바디아 교회
인페르노 투어 02: 피렌체 포르타 로마나
인페르노 투어 03: 피렌체 보볼리 정원
인페르노 투어 04: 피렌체 바사리 통로, 시뇨리아 광장
 인페르노 투어 05: 피렌체 베키오 궁전
인페르노 투어 06: 피렌체 단테 교회와 두오모 광장
인페르노 투어 07: 피렌체 산 조반니 세례당
인페르노 투어 08: 베네치아 대운하
인페르노 투어 09: 베네치아 산 마르코 광장
인페르노 투어 10: 베네치아 산 마르코 대성당
인페르노 투어 11: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
인페르노 투어 12: 이스탄불의 예레바탄 사라이
인페르노 투어 13: 이스탄불의 스파이스 바자르, 갈라타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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