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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이 글은 인페르노 특집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바사리 통로를 통해 시뇨리아 광장까지: 비밀통로를 이용하여 강을 건너다

경찰의 검문으로 포르타 로마나를 통과하지 못하고 보볼리공원으로 숨어든 랭던과 시에나는 보롤리공원과 이어지는 피티 궁으로 간 다음 피티 궁을 빠져 나가 베키오 다리로 아르노강을 건널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피티 궁 쪽도 경찰에 막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랭던 일행은 그쪽으로 가지 못하고 보볼리 공원 북쪽 끝에 있는 부온탈렌티 동굴 안까지 쫓기게 된다.

랭던과 시에나가 수색대를 피해 숨어들었던 부온탈렌티 동굴 입구.

 


 

바사리 통로 Il Corrido Vassariano / the Vasari’s Corridor

부온탈렌티 동굴 입구 왼쪽에 조그만 회색문이 있다. 랭던 교수는 이 문이 아르노 강 너머의 베키오 궁과 강 남쪽의 피티 궁을 연결시키는 비밀통로의 입구라는 것을 안다. “바사리 통로”라고 불리는 이 비밀통로는 가이드를 동반한 단체 관광객들만 정해진 시간에 구경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관광객 코스는 반드시 강 북쪽의 베키오 궁쪽에서 시작하여 강 남쪽의 피티 궁의 이 쪽문에서 끝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이 쪽문은 출구로서만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쪽 바깥에서는 열 수가 없고 안쪽에서만 열 수 있다.

이 바사리 통로는 보볼리 정원 북쪽 끝에서 시작하여 베키오 다리 위를 지나 우피치 미술관을 통과한 다음 베키오 궁 중심부에 이르게 되어 있다. 약 1킬로미터 길이의 통로이다. 1565년 메디치 가의 건축가였던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가 설계한 것이어서 바사리 통로라 불린다. 바사리는 메디치 가의 대공 코시모 1세의 명을 받아 이 통로를 5개월 만에 완성한다. 그즈음 권력을 다시 잡아 피렌체를 다스리고 있던 메디치 가는 아르노 강 남쪽의 피티 궁을 거처로 사들였는데 있을 수 있는 정적의 공격을 피해 피티 궁에서 집무실이 있는 베키오 궁까지 오갈 수 있는 비밀통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통로를 이용해서 그들은 피티 궁과 베키오 궁을 안전하게 오갈 수 있었다.

베키오 궁에서 출발한 바사리 통로의 여정을 끝낸 관광객들이 피티 궁의 부온탈렌티 동굴 옆 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고 있다. 문 밖으로 피티 궁의 건물 일부와 랭던과 시에나가 보볼리 공원에서 쫓겨 내려왔던 계단이 보인다. 바사리 통로를 구경한 관광객들은 이 쪽문으로 나가 부온탈렌티 동굴을 구경하게 된다.

랭던과 시에나는 밖에서는 열 수 없는 이 쪽문을 두드려 경비원을 불러낸 다음 그들을 제압하여 이 통로로 들어갈 수 있는 비밀번호를 알아낸다.

오늘날 바사리 통로는 우피치 미술관에 다 전시하지 못한 미술품들을 보관, 전시하고 있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이곳은 르네상스 시대로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의 세계 여러 나라의 수많은 자화상들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통로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관람객 일행에는 보통 두 명의 감시인이 동행하면서 사진 촬영을 감시하고 전시물의 훼손과 기타 있을 수 있는 불상사를 예방한다. 하지만 감시인들의 눈을 피해 사진을 찍는 관람객들이 더러 있고 감시인들도 그들에게 직접 목격되지 않는 한 촬영을 모른 체하기도 한다.

관람객 일행의 맨 뒤를 따라가다가 감시인의 눈을 피해 걸어온 뒤쪽으로 돌아서 사진을 찍으면 이렇게 텅 빈 복도를 찍을 수 있게 된다. 뒤돌아 찍은 것이므로 베키오 궁전 쪽으로 가는 방향을 찍은 셈이다. 피티 궁 쪽에서 들어온 랭던과 시에나도 이처럼 텅 빈 복도의 바로 이 지점을 통과해서 저 앞쪽으로 달려갔을 것이다.

통로에는 꺾인 곳들이 많고 복도의 벽에는 군데군데 밖을 내다볼 수 있는 둥근 창 구멍들이 있다. 이 창 구멍을 통해 밖을 내다보면 바깥 길의 어느 지점까지 왔는지 알 수 있다. 이 창 구멍에서 바깥을 촬영하는 것은 허용된다.

바사리 통로가 베키오 다리(폰테 베키오 Ponte Vecchio) 위를 지나갈 때 창 구멍을 통해 내다보면 다리 위 양쪽에 들어선 상점들과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이 보인다. 다리 위는 늘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바사리 통로에서 베키오 다리 중간쯤을 통과하면서 밖을 내다 보면 아르노 강이 보인다. 강변 왼쪽 둑 위로 지나가는 바사리 통로가 보인다. 이 통로가 우피치 미술관으로 연결된다.


 

베키오 다리 / 폰테 베키오 Ponte Vecchio

폰테 베키오, 베키오 다리는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12세기 경에 놓였다. Ponte Vecchio라는 말 자체가 “오래된 다리”라는 뜻이다. 오랜 세월 동안 피렌체 사람들은 이 다리를 통해서만 아르노강을 건널 수 있었다. 처음 놓인 뒤로 여러 차례 홍수로 무너지기도 하고 부서지기도 하여 모습이 번번히 바뀌였는데 오늘의 모습을 가지게 된 것은 14세기 경이라고 한다. 단테의 [신곡]에도 이 다리를 언급하는 대목이 나온다. 다리 입구에 [신곡]의 천국편에 나오는 그 구절을 새긴 동판이 붙어 있다.

베키오 다리 위를 지나가는 바사리 통로. 길의 끝, 저 앞쪽에 두오모의 지붕이 보인다.

베키오 다리에서 올려다 본 바사리 통로.

킬러 버옌다는 랭던과 시에나가 다리 위의 바사리 통로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다리의 이쯤에서 그들의 모습을 찾느라고 군중들을 날카롭게 살펴보고 있다.

이 다리 위에는 주로 귀금속 세공품 상점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원래 이 다리는 정육 시장이 서던 곳이었는데 상한 고기 냄새가 바사리 통로까지 흘러들자 메디치 가 사람들이 견디지 못하고 1593년에 이 다리에서 푸줏간을 다 쫓아내 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아르노강 북쪽 둑에서 바라본 베키오 다리. 다리 위로 바사리 통로가 지나가고 있고 아래로는 다리 양쪽으로 가게들이 들어서 있어 다리를 건너고 있는 사람들도 다리 위를 지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갖지 못한다. 다만 다리 중간 쯤에 트인 부분이 있어 그곳에서 강을 바라볼 수 있다.

베키오 다리를 건너 북쪽으로 조금만 가면 시뇨리아 광장에 이르게 된다. 광장 북쪽에 베키오 궁의 종탑이 보인다.


 

시뇨리아 광장 Piazza della Signoria

베키오 궁전 앞 시뇨리아 광장.

베키오 다리를 건너 베키오 궁쪽으로 가면 이런 모습을 만나게 된다. 랭던은 바사리 통로를 나와 베키오 궁으로 들어가면서 자기가 잘 아는 시뇨리아 광장을 머릿속에 떠올려 본다. 광장의 왼쪽에 코시마 1세의 기마상이 있고 가운데에는 <넵튠> 분수가 있다. 오른쪽의 궁전 입구에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 모조품과 반디넬리의 조각 <헤라클레스와 카쿠스> 상이 서 있다. 광장 오른쪽에는 “로지아 데이 란치(the Loggia dei Lanzi)”라고 불리는 옥외 조각 전시장이 있다.

아마나티(Ammannati)의 <넵튠> 상이 있는 분수. 네 마리의 말들 위에 나신으로 서 있는 넵튠은 바다를 지배했던 피렌체의 힘을 상징한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 모조품. 진품은 아카데미 미술관에 있다.

<헤라클레스와 카수스> 상.


 

란치의 회랑 / 로지아 데이 란치 Loggia dei Lanzi

시뇨리아 광장 동쪽에는 “로지아 데이 란치”라고 불리는 옥외조각 전시장이 있다. 이 건물은 14세기 말 무렵 코시모 1세의 명에 따라 주로 비가 올 때 사용하는 여러 정치적 목적의 집회 장소로 세워졌다고 한다. 이곳에 고대와 르네상스의 조각들이 여럿 전시되어 있는데 다 모사품들이다. 진품의 대부분은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있다.

랭던과 시에나는 이 광장을 지나가지 않지만 그들을 놓친 버옌다는 이 광장으로 들어와 로지아 데이 란치의 이 옥외 조각상 사이를 통과하여 베키오 궁으로 들어간다.

로지아 데이 란치에 있는 지암볼로냐(Giambologna)의 조각 <사비니 여인들의 납치(The Rape of Sabine)>. 진품은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있다.

피오 페디(Pio Fedi)의 조각 <폴리세나의 약탈(The Rape of Polyxema)>

첼리니(Cellini)의 작품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페르세우스(Perseus Holding the Severed Head of Medusa)>

버옌다는 이곳 로지아 데이 란치를 지나가면서 여기에 전시된 조각들이 죄다 한 가지 주제를 변주한 것 같다고 느낀다. 죄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지배를 난폭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Chapter 42, p. 181. / 역서 1권 294쪽)

메디치 가의 사자상 가운데 하나.

랭던과 시에나는 바사리 통로를 통해 바로 베키오 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위에서 몇 장의 사진으로 보여 준 베키오 다리와 시뇨리아 광장을 통과하지 않는다. 그러나 두 사람을 추격하는 버옌다는 이곳을 통과하면서 많은 것을 관찰한다. 댄 브라운은 [인페르노]에서 랭던의 회상을 통해, 그리고 버옌다의 이동 경로를 따라 베키오 다리와 시뇨리아 광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랭던과 시에나의 이동 경로를 한 눈에 보기: 부온탈렌티 동굴에서 베키오 궁전까지

부온탈렌티 동굴에서 나와 바사리 통로를 들어간 이후의 랭던과 시에나의 이동 경로를 지도에 표시해 보면 아래와 같다.


 

[인페르노] 투어: 로버트 랭던이 갔던 길을 따라가 보다

인페르노 투어 01: 피렌체 아르노 강, 바디아 교회
인페르노 투어 02: 피렌체 포르타 로마나
인페르노 투어 03: 피렌체 보볼리 정원
 인페르노 투어 04: 피렌체 바사리 통로, 시뇨리아 광장
인페르노 투어 05: 피렌체 베키오 궁전
인페르노 투어 06: 피렌체 단테 교회와 두오모 광장
인페르노 투어 07: 피렌체 산 조반니 세례당
인페르노 투어 08: 베네치아 대운하
인페르노 투어 09: 베네치아 산 마르코 광장
인페르노 투어 10: 베네치아 산 마르코 대성당
인페르노 투어 11: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
인페르노 투어 12: 이스탄불의 예레바탄 사라이
인페르노 투어 13: 이스탄불의 스파이스 바자르, 갈라타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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